공공사업 보상 과다평가, 감정평가사의 자격증 대여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던 감정평가 시장에 대한 선진화하는 작업이 추진된다.

국토해양부는 감정평가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감정평가시장 선진화 방안 중 현행법으로 시행 가능한 조치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이 감정평가사의 자격증 대여와 관련 170명을 적발하고, 부당한 보상평가로 국가예산 낭비를 부른 230명을 고발하는 등 감정평가 시장의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감정평가는 공공성이 강한 업무로서 이에 상응하는 관리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실제로는 감정평가사들의 이익단체인 감정평가협회를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되면서 업계 전반의 관리기능이 취약해졌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그 동안 감정평가협회가 단독으로 수행해오던 타당성조사 업무를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에게도 개방하되 잘못된 감정평가에 대해서는 감독ㆍ제재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감정평가협회가 수행하던 부동산가격 공시업무 역시 2013년부터는 한국감정원이 수행하며, 감정평가정보체계 데이터베이스 관리도 협회가 아닌 감정원이 맡게 된다.

국토부는 “감정평가협회는 이익단체라는 성격상 한계로 감정평가정보체계 구축에 적극적이지 못했고 이 때문에 축적된 데이터의 양이 미흡하고 정확도가 떨어져 부실한 감정평가를 유발해왔다”며 “한국감정원이 새로 정보체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가격공시 및 평가업무를 맡으면 신뢰할 만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부동산 가격동향 조사 및 통계관리도 그 동안 KB은행, LH공사, 감정평가협회 등으로 분산돼 있었지만 국토부는 이를 한국감정원으로 일원화하고 다면검증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확성 제고 및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한국감정원에 주요 업무가 몰림에 따라 국토부는 정기적인 업무보고와 현장점검 및 조사, 사후감사 등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감정원이 기존에 수행해왔던 사적 시장에서의 감정평가는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감정평가실무기준을 제정하여 감정평가사의 과도한 재량을 축소키로 했다.

국토부는 지금까지는 감정평가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미흡하여 감정평가사들이 과도하게 재량권을 행사해 왔다는 문제 제기와 최근 공익사업 보상평가의 자의성에 대한 감사원 지적 등이 있었다면서, 감정평가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을 규정하는 감정평가실무기준이 제정된다고 밝혔다.

감정평가실무기준에는 윤리, 품질관리, 감정평가 절차, 물건별 감정평가 방법, 목적별 감정평가 방법 등이 상세히 규정되며, 일정기간 시범운영을 거쳐 금년 말경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권진봉 한국감정원 원장은 “최근 감정평가 업계가 불법 자격대여 및 허위ㆍ부실 평가로 인해 감사원이나 권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언론 등으로부터 많은 불신ㆍ지적을 받았다”며 “이번 선진화방안 조기 시행을 계기로 중대한 역할을 맡은 만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