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하 엔공)이 10년여 전 대형건설회사들을 타겟으로 건설공사이행보증시장에 진출하면서 촉발됐던 건설공제조합(이하 건공)과의 갈등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사실상 건공의 손을 들어줬다.

엔공은 2014년 전후부터 엔지니어링사업자가 아닌 건설사업자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일반건설공사에 대한 보증발급을 지속해 왔다. 

그러자 건공 등 건설관련 공제조합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2020년 2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엔공의 이런 행위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을 위배한 것으로 보고 행정지도를 시행, 국토부 산하기관 건설공사는 엔공의 보증서을 징구하지 못하게 제한하기도 했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건공의 “산업별 공제조합의 보증서 인정 범위”를 묻는 질의에 대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7조 제2항은 입찰보증금을 현금 또는 각호의 보증서 등으로 납부하게 하면서, 관련 근거 법령과 보증서의 종류, 보증서 발급기관 등을 규정하고 있고, 특히 제4호에는 각 공제조합 등의 설립근거 및 업무범위를 규정한 법률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시행령에 보증기관 별 업무범위가 명시되어 있는 공제조합별 해당 근거 법률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감안 할때, 개별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보증기관의 사업범위에 해당하는 보증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는 것이 적정할 것”이라고 회신했다.

풀어보면, 건설산업기본법이 규정한 업역에 대한 입찰보증서는 건공이 발급한 보증서를,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이 규정한 업역에 대한 입찰보증서는 엔공이 발급하는 보증서를 제출하는 등, 각 개별법령의 업역에 대한 보증서는 해당법령이 정하는 보증기관의 사업범위에 해당하는 보증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획재정부도 엔공이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이 정한 사업범위를 벗어나 건설공사 보증서를 발급하는 것이 부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건설관련 공제조합들은, 엔공이 건설사업자 가운데 극히 일부 우량업체 물량만을 선별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보증영업을 해왔다면서, 엔공은 검증된 우량기업의 신용도에 의존하여 손실의 인수 없이 선택적으로 과실만 챙기게 되지만, 상대적으로 중소건설업체의 수수료 부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해 왔다.

건설업계는 이번 기획재정부의 질의회신을 조달청, 지자체 등 발주기관들이 준용해 “개별 법률에 따른 공제조합의 사업범위를 벗어난 보증서를 받지 않겠다”고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