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기초산업안전보건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비용 부담 수혜자와 부담자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건설업 기초산업안전보건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연구보고서를 통해 “건설현장의 산재를 줄이기 위한 도입한 ‘건설업 기초산업안전보건교육’(이하 기초안전교육)에 대한 다양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안전교육에 대한 여러 불만은 기본적으로 교육 수혜자와 교육비용 부담자가 다른 데서 비롯되었다”면서, “즉, 여러 불만들이 ‘수혜자≠부담자’에 따른 무임승차문제에서 비롯되었으므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안전교육제도는 이동하는 건설일용근로자에 대한 기초안전교육을 현장단위에서 실시함으로써 발생했던 대규모 현장에서의 중복 실시와 소규모 현장에서의 미실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이 제도는 2012년6월1일부터 1천억원 이상의 건설공사에 의무화됐고 6개월 단위로 확대되어 2014년12월1일부터는 모든 건설현장에 시행될 예정이다.

기본적인 안전보건지식을 1회만 교육받을 수 있도록 규정해 현장마다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낭비적 요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소규모 현장의 근로자가 누락되는 것을 방지해 산재예방 효과를 높이려는 것이다.

심규범 연구위원은 “현장단위 접근방식에서 발생했던 중복과 누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차원으로 접근방식으로 전환한 것은 매우 획기적인 시도였지만 핵심적인 요소인 비용부담 주체를 여전히 개별 사업주로 규정함으로써 ‘수혜자인 업계 전체’와 ‘부담자인 적용대상 사업주’가 불일치하는 무임승차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여기에서 비롯된 각 당사자의 다양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비용부담자인 건설사업주는 교육에 참여시킨 근로자의 이동이 반복되자 가급적이면 해당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할 근로자만을 교육에 참가시키려고 해 취약계층인 단기 근로자는 교육에서 배제시키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또 사업주는 교육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미 교육을 이수한 근로자만을 고용하려고 해 교육에서 배제된 근로자는 취업 기회마저 박탈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건설일용근로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비용을 부담해서라도 교육을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업주가 부담해야 할 비용마저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시킨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한 개별 사업주가 비용을 부담하다 보니 교육은 대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데, 4시간의 교육시간에 대해 사업주는 일을 하지 않았으니 임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나 근로자는 사업주의 지시에 따랐으니 임금을 요구하고 있어 심각한 마찰이 반복되는 형편이다.

한편, 교육기관들은 기초안전교육의 수주를 위해 제 살 깎기 저가경쟁에 나서고 있어 교육의 질적 수준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규범 연구위원은 “교육비용에 대한 지불능력이 부족한 다수의 중소규모 현장으로 확대될수록 이러한 문제점들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급히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규범 연구위원은 “첫째, 건설산업 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하고 여기에서 교육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수혜자와 부담자를 일치시켜 무임승차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둘째, 기금에서 교육기관에게 비용을 직접 지불해 근로자가 현장에 도달하기 이전에 교육을 이수하도록 함으로써 비용부담 전가나 임금 미지급 또는 공기지연 등의 문제를 예방해야 하며, 셋째, 정부가 교육비용 단가를 고시하고 삭감 경쟁을 억제해 교육의 질적 수준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금은 중소규모 현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갹출과 소규모 현장에 대한 산재예방기금의 출연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