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 공약집에 포함된‘공공공사 분리발주 법제화’를 놓고 종합건설업계와 전문ㆍ설비건설업계간 날선 찬반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난20일 보도자료를 내고 공공공사 분리발주의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해 줄것을 국회와 정부에 촉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문건설협회는 초저가 하도급과 대금 미지급ㆍ지연지급ㆍ장기어음지급ㆍ부당감액 등 건설현장에 만연된 각종 불공정 하도급을 척결하고, 종합건설업체 부도시 수많은 하도급업체의 연쇄부도, 산재증가ㆍ임금체불 등 사회적 문제를 일소하기 위해서는 전문업종별 분리발주 의무화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협회는 정부공사의 분리발주가 의무화되면 하도급 공사가 줄어들고 전문건설업체들이 직접 발주자와 계약하고 공사비를 직접 수령하게 됨으로써, 적정공사비 확보로 실투입 공사비가 증가하게 되어 시설물의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도급 대금과 관련한 불법ㆍ불공정행위 및 임금ㆍ자재ㆍ장비 대금 체불 등 고질적인 각종 사회문제가 사라져 정부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대폭 제고되고 건설업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건설협회는 추정가격 1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 전문공사업종 3개 이상 참여, 시공비율 40% 이상 분리발주 원칙을 법에 담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한설비건설협회는 별도 보도자료는 안 냈지만 분리발주 공약의 차질없는 이행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20일 재정부에 제출했다.

설비건설협회는 분리발주 대상공사를 국가재정법 50조 1항의 대규모 사업(건축-200억원 이상, 토목 등 기타-500억원 이상)과 기계설비 등과 같이 설계도서가 별도로 작성돼 하자책임 구분이 용이하고 공정관리에 지장이 없는 공사로 제한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대해 대한건설협회는 즉각 분리발주 법제화 절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건설협회는 “공공공사 분리발주 법제화” 방안에 대한 강력반대 건의문을 전문건설협회가 건의문을 제출한 바로 다음날인 21일에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의문에서 분리발주 법제화 방안은 각 공종별 상호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시공이 필수불가결한 건설산업의 성격을 간과하고, 일부 업계의 업역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일방적 건의를 대선공약 선정과정에서 충분한 검토 없이 채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건설협회는 이어, 분리발주 법제화 방안이 통과되면 종합산업으로서의 우리 건설산업은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협은 또, 분리발주 법제화는 계약사무 폭증·공기지연으로 인한 국가예산 낭비, 시공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시설물 품질저하, 하자보수 지연에 따른 국민불편 초래, 글로벌스탠다드 역행으로 인한 건설산업 경쟁력 약화, 이에 따른 해외수주 확대시책 역행 등 각종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분리발주가 아닌 통합발주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하자책임 구분이 용이하고 공정관리에 지장이 없는 등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분리발주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분리발주 실행을 위해 당초 계획을 앞당겨 공청회 없이 5월말까지 정부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국가계약법에 공공공사 분리발주 원칙을 신설하고, 분할계약 금지 원칙이 담긴 국가계약법 시행령 68조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공사 분리발주 법제화는 재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다음달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 모두 담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