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인구 100만명당 도로사망률(교통사고 사망)이 2009년 기준 120명으로 OECD 평균 71명에 비해 1.7배 많고, 순위도 34개국 중 32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이 최근 발간한 ‘경제 및 사회 발전 지원을 위한 SOC 투자 정책 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노인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평균의 5배,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교통 안전에 관한 인프라 투자가 매우 미흡했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교통 안전 부문에 대한 인프라 투자 및 시민의식 고양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도로 포장률이 100%인 데 비해 경남은 68%에 불과하며, 고속도로의 경우 100%인 반면 지역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이용도가 높은 시도, 군도는 60%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용석 연구위원은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있는 지방도, 시군도의 포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고 복지비 등이 증가하여 도로 등의 SOC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지역(경향) 간, 공급주체(국가 및 지자체) 간 SOC 시설 수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박용석 연구위원은 “향후에는 지방도와 도시 내(시군도) 도로의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며, 주민들의 생활 편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방도, 시군도 등의 개선에 중앙정부의 역할 강화가 중요하다”면서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SOC 투자 재원 확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금년도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이 당초 3%대에서 2%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도 2000년대 초반기의 4%대에서 2030년대에는 1%대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SOC 공급도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SOC 시설 공급은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투자사업 등 4개 주체가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의 SOC 공급 여력은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SOC 예산을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 25조5천억원으로 확대한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 추세고, 지자체는 재정자립도 저하, 사회복지비의 증가, 지방세 수입 증가율 하락 등 SOC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책적 판단에 의한 사업 추진과 공공요금 통제 등의 복합적 요인에 따라 향후 추가 투자 여력도 저하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MRG(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 폐지,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 위축, 지자체 등의 리스크 증대 등으로 인해 민간투자사업 또한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다.

박용석 연구위원은 “SOC 투자가 지속적으로 위축될 경우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과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SOC와 같은 자본재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SOC 투자 정책의 방향으로는 먼저 목표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SOC 투자가 필요하며, 안정적 SOC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교통세를 지금과 같이 3년 단위로 연장할 것이 아니라 최소한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이 달성되는 2020년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민간선투자 제도가 유명무실한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상사업 범위를 현재의 계속비 공사에서 민간투자사업와 공기지연이 주로 발생하는 장기계속사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용석 연구위원은 “SOC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민간투자 대상사업 확대, R(Rehabilitate) 사업 활성화, 부대ㆍ부속사업 활성화, 민자사업의 혼합방식 추진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