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 장남교 붕괴사고는 특허공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잘못된 시공순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연세대 김상효 교수)는 파주 장남교 건설공사 중 발생한 구조물 붕괴 사고를 정밀 조사한 뒤, 사고 원인을 이같이 밝혔다.

(주)태영건설이 시공중인 장남교 건설공사는 파주 적성면과 연천 장남면을 연결하는 길이 539m 교량을 신축하는 것으로,지난 9월 22일 상판 1개가 떨어져 내리면서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장남교 붕괴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상부슬래브용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공용 상현부재가 과도한 압축력에 의해 ‘좌굴’돼, 교량 상부구조 전체에 과도한 변형이 일어나면서 교량 받침에서 이탈해 떨어진 것으로 분것됐다. ‘좌굴(挫屈, buckling)’이란 가느다란 막대나 얇은 판에 축 또는 면방향으로 압축력을 가했을 때 압축력이 어느 한계에 이르면 갑자기 과다하게 휘는 현상을 가리킨다.

위원회는 이런 좌굴 현상은 잘못된 시공순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사고구간에 적용된 특허공법에서는 상현강판의 시공 중 보강을 위해 상현강판 상부에 상부슬래브의 일부 콘크리트를 블록형태로 먼저 설치해야 하는데, 시공과정에서 특허공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보강용 콘크리트 블록부분을 분리 타설하지 않고 일괄 타설해 상현강판에 과도한 압축력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장남교는 하나의 교량에 콘크리트 블록을 분리시공하지 않는 특허공법과 분리 시공하는 특허공법 2가지가 동시에 적용된 탓에 시공자가 혼동할 수 있었다”며 “설계도면 상에도 콘크리트 블록의 분리시공 과정이 일부 불명확하게 설명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군사 작전 상 적군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폭파가 쉽도록 일부 구간에 다른 특허공법을 사용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시공 중 현장여건의 제약에 의해 시공방법이 변경됐는데도 특허권자와 원설계자 및 시공자 간에 충분한 기술협의가 이뤄지지도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고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특허공법이 적용되는 교량 가설공사에 대해서는 △콘크리트 블록을 분리 시공하는 특허공법에서 분리 타설되는 신ㆍ구 콘크리트의 합성 및 상부슬래브와 복부재의 합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연결부가 적절히 설계돼야 하며 △설계도면 상에 콘크리트 타설 순서와 시기를 명확히 표기하고 △거더 제작 및 설치공법을 변경할 때는 반드시 당초 설계한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거쳐 시공해야 하며 △2개 이상의 요소 거더로 구성되는 경우 상부슬래브 타설 시에는 거더간 부등침하를 방지하는 시공용 수직브레이싱의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결과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처분권자(건설업자(시ㆍ도지사), 건설기술자(지방국토관리청장), 감리원ㆍ감리전문회사(시ㆍ도지사))에게 관계자에 대한 행정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며, 동일공법이 적용된 공용중인 시설물(13개)에 대해선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토록 해당 발주청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9월붕괴사고 당시 장남교 첫 번째 경간의 3개 거더 중 2개 거더가 떨어져내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