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조달청이 발주한 ‘(가칭)남양3초등학교 교사 신축 공사 설계 용역’ 입찰에서 낙찰자를 합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인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디엔비건축사사무소에 시정명령과 각각 1천800만원씩 총 3천6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조달청이 2015년 1월21일 발주한 ‘(가칭)남양3초등학교 교사 신축 공사 설계 용역’ 입찰(설계비 8억1천400만원)에서 2개 사업자는 사전에 ㈜디엔비건축사사무소(이하 디엔비)를 낙찰 예정자로 결정하고 ㈜다인그룹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이하 다인그룹)는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외형상 행위 일치와 다수의 추가적 정황 증거를 볼 때 2개 건축사 사무소는 공동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개 사업자가 조달청에 제출한 설계 공모안은 발주처가 별도의 양식을 정하지 않았음에도 양식과 내용, 파일 작성자명 등 외형이 일치한 점이 많았는데, 이는 합의가 아니고는 논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2개 사업자가 제출한 씨디(CD) 표지 양식과 설계 공모안을 넣어 제출한 포장지 표지 양식에서 글씨체와 글배치까지 서로 동일했고, 설계 도면 제목 작성에서도 2개 사업자 모두 제목의 오류까지 동일했다.

설계 설명서상 법규명 기재 시 2개 사 모두 이 사건 입찰의 경기도 화성시가 아니라 전혀 다른 경기도 시흥시의 관련 법규명을 기재하는 오류 역시 동일했다.

다인그룹의 제출 서류 컴퓨터 파일 작성자명(‘dnbcom’, ‘dnb001’)이 경쟁 사업자인 디엔비(dnb)와 관련이 있었다.

설계 공모안 제출 전 2개 사 간 설계 공모안 제출 여부에 대하여 서로 의사 연락한 사실 있다.

다인그룹은 설계 공모안 제출 2주 전(제출일: 2015년 3월 19일)까지 내부적으로 제출 계획이나 검토가 전혀 없다가, 설계사 프리랜서를 경쟁사인 디엔비(직원)로부터 소개받아 2015년 3월 초부터 2주만에 작성하게 한 후 검토 없이 그대로 제출했다.

반면, 경쟁 사업자인 디엔비는 2월 초부터 한달 반 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 설계도면을 제출했다.

다인그룹은 소개받은 프리랜서 설계사와 구두 계약만 한 후, 조달청이 설계 공모안을 무효 처리하자 설계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후적 ? 형식적으로 1천만 원 설계 용역 계약서를 작성하여 공정위 조사에 대비했다.

반면, 디엔비는 동 건 설계 공모안을 작성하는데 약 5천만 원을 계상했다.

현장조사 시 공정위 조사를 대비하여 대응 방법을 적시한 디엔비의 보고서도 발견됐다. 

다그룹과 디엔비는 2015년 3월19일 조달청에 설계공모안을 제출했다. 다만, 조달청은 2개 사업자가 담합을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해당 설계 공모안에 대해서 2015년 3월 24일 무효 처리했다.

공정위는 공동 행위 합의에 가담한 2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천600만 원 부과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직접적인 합의 의사 연락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합의 추정을 통해 위법성을 인정한 드문 사례다.

합의를 한 것과 같은 외형의 일치가 있고, 다수의 정황 증거가 있어 담합을 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경우, 합의 추정 조항(법 제19조 제5항)에 의거 법 위반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